<최종준 교수의 스포츠현장탐색(2)>, 체육단체의 구조조정과 프로축구 시민구단의 길

<최종준 교수의 스포츠현장탐색(2)>, 체육단체의 구조조정과 프로축구 시민구단의 길





‘최종준 교수의 스포츠현장탐색’의 두 번째 시간입니다. 이번 달에는 스포츠 계의 주요 현안이슈로 향후 우리나라 체육계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가져 올 대한체육회, 대한올림픽위원회, 국민생활체육회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체육단체들의 통합과 분리, 즉 구조조정에 관한 사항 그리고 프로스포츠 경영실무로 우리나라 프로축구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경영상 어려움이 많은 시민구단(도민구단 포함)이 나아갈 길에 대해서 스포츠현장의 실상과 발전전략을 탐색해 보겠습니다. 

 주제 1 : 프로스포츠의 동업자 정신과 불문율

 OSEN : 교수님, 안녕하세요? 먼저 이번 달의 주제에 들어가기 전에 최근에 큰 이슈가 되었던 지난 4월 12일의 한화와 롯데 빈볼사태에 따른 동업자정신과 불문율 문제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OSEN은 이 사건을 두고 지난 15일 ‘빈볼의 구태 벗고, 이제 품격을 갖춰야 한다.’는 제목으로 교수님의 특별 기고를 통해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오늘은 그 연장선상에서 ‘프로스포츠의 동업자 정신과 불문율’이라는 화두(話頭)에 대해서 논쟁을 마무리하는 의미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 교수 : 네에. 안녕하세요. 이제 본격적인 스포츠의 계절에 돌입하고 보니 많은 화제들이 양산(量産)되고 있네요. 빈볼사태는 야구경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두 번이나 연속으로 동일한 선수에 대해서 빈볼사태가 일어난 것은 다분히 의도가 내재된 것입니다. 33년의 연륜이 넘어가는 한국프로야구도 이제 제대로의 품격을 갖춰야 합니다. 단순히 승부를 떠나서 경기 자체에 품격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감독의 지시여부를 떠나서 이번 일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지난 4월 22일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 시카고의 경기에서 파울 볼에 관중이 맞았기 때문에 투수 스스로 그것을 지적해서 경기가 중단되고, 다친 팬을 이송하는 시간까지 경기가 지연됐습니다. 팬을 최우선으로 대하는 성숙한 미국프로야구의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단적인 대목입니다. 한국야구가 인기를 얻고 관중도 많아졌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미래 지향적인, 품격이 서린 야구문화는 아직 정착이 덜 됐습니다. 치열한 승부에도 멋이 깃들어 있어야 합니다.

 빈볼 문제와 관련해서 제가 지적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기록경기와 연관된 플레이는 동업자정신이나 불문율을 따져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빈볼에 대한 징계의 결과로 애꿎은 선수만 피해를 보아서도 안 된다는 것이었죠. 다행스럽게 KBO에서 선수, 감독과 구단 모두에게 책임을 물었더군요. 잘 마무리가 된 것 같습니다. 구단 간의 형평성 문제나 경기시의 예의(자세)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 등을 KBO가 조금 더 보완 할 필요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OSEN : 잘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프로스포츠에서 동업자 정신이 과연 어떤 것이고, 현실적으로 어떻게 적용이 되어야 합니까.

 최 교수 : 동업자 정신을 지키는 기본원칙은 프로리그의 운영기구(KBO. 프로축구연맹 등)가 각 선수와 구단 간의 형평성에 맞게 제도를 만들고 현실성 있게 조정하는 일입니다. 예를 들겠습니다. 제가 대구FC의 사장 시절에 있었던 실화입니다. 2008년 시즌이 끝난 뒤 대구FC의 주축 선수들인 하대성, 에닝요, 진경선 세 명의 자유계약 선수를 전북구단이 동시에 데려간 적이 있습니다. 규칙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한 해에 한 구단이 한 구단으로부터 세 명의 FA선수를 동시에 데려가는 것은 분명히 동업자 정신에 맞지 않는 과욕이자 리그 파괴행위였습니다. 특히 프로축구의 기업구단과 시민구단은 자금여력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당사자인 전북구단은 물론이고 연맹에도 여러 차례 건의를 했지만 결국은 3명이 모두 전북으로 이적하고 말았습니다.

 특정 선수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현재 야구의 FA제도 역시 동업자 정신을 지키는데 걸림돌이 됩니다. 뒷거래를 막고 구단이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몸값이 올라가지 않도록 KBO와 각 구간, 선수협에서 머리를 맞대어야 합니다. 그래야 동업자로서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가 있고, 궁극적으로 선수의 권익과 리그의 건강성을 보호하게 됩니다.

 주제 2 : 체육단체의 구조조정

 OSEN : 다음 주제입니다. 최근 우리 체육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바로 대한체육회(이하 ‘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이하 ‘생체회’)를 통합하는 체육단체 구조조정 문제입니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죠?

 최 교수 :프로스포츠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강국으로 성장한 지금, 보다 더 선진화된 스포츠문화로의 발전을 위한 관련 체육단체들의 미래지향적인 구조조정 문제는 대단히 파괴력이 큰 이슈입니다.

 지난 3월 3일자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통합체육회’ 법안이 3월 27일자로 정식으로 공포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엘리트체육행정의 총본산인 체육회(1920년 설립)와 생활체육 관장기구인 생체회(1991년 설립)는 2016년 3일까지 완전히 기구통합을 해야 합니다.
 
 당초에는 현재 대한체육회 내에서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국가올림픽위원회(National Olympic Committee : NOC)인 대한올림픽위원회(Korean Olympic Committee : KOC)를 대한체육회에서 분리하는 것이 통합법안의 원안이었습니다. 그러나 체육회 측의 강력한 반발로 일단 KOC 분리는 유보하고, 양 단체의 통합을 먼저 추진하기로 결정된  것입니다.

 OSEN : 그런데 벌써부터 양 기구 간에 통합의 주도권을 잡기위해서 심각하게 다투고 있다는 소리도 들리고, 계획대로 통합이 잘 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큽니다.

 최 교수 : 그렇습니다. 문제는 양 기구가 1대1로 통합한다는 원칙에 있습니다. 체육회는 일제강점기인 1920년에 설립된 이래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에 대항하여 우리의 민족혼을 일깨우고 독립의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해방 후 우리나라가 자주독립국으로서 세계만방에 스포츠로 국위를 선양하는 일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대표적인 체육단체입니다. 이에 반해 생체회는 88서울올림픽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국민들의 체육활동 참여열기와 개인건강과 여가선용에 대한 높은 관심도에 부응하기 위해서 1991년에 체육회에서 생활체육의 기능을 분리해서 설립된 단체입니다.

 그렇다보니 체육회 측에서는 역사성이나 대표성을 감안할 때 체육회 중심의 통합을 당연시하는 반면에 생체회는 미래의 국가체육은 국민복지 차원에서도 생활체육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체육회에서도 법안의 심의 단계에서 김정행 회장이 1대1 통합에 찬성하지 않았느냐.”는 논리로 맞서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난관이 예상됩니다.

 주제 3 : 프로축구 시민구단의 길

OSEN : 잘 알겠습니다. 체육단체의 구조조정에 관한 진행상황과 과거 양 단체 간의 투쟁의 역사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등은 추후에 계속 탐색하기로 하고, 이 문제는 오늘은 여기까지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이 달로 두 번째 시간을 맞는 프로스포츠 경영실무의 주제로 ‘프로축구 시민구단(도민구단 포함)의 길’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현재 프로축구 시민구단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지요? 교수님께서 직접 기업구단(FC서울)과 함께 시민구단인 대구FC도 3년간 경영해 보셨기 때문에 경험담을 중심으로 말씀해 주시죠?

최 교수 : 시민구단 문제 이전에 프로축구의 가장 큰 문제는 지역연고(권)에 대한 개념이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프로스포츠는 지역연고를 기본으로 해서 운영하고 발전하는 것입니다. 지역연고는 연고지역에 대한 문화단체인 스포츠구단의 의무이자 동시에 영업가치인 권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프로축구는 리그가 탄생한지 3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연고권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연고지역과 중립지역에 대한 명확한 권역설정과 이에 따른 각 구단의 역할과 가치의 존재감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합니다. 시민구단의 근본적인 문제 역시 지역연고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OSEN :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네요.

 최 교수 : 저는 프로축구(1983년)가 프로야구(1982년)보다 1년 늦게 출발한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인기선점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가 출범 당시부터 명확한 지역연고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보니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각 구단의 마케팅 역량을 확장하기에도 어려움이 많았고, 수익모델의 개발 역시 늦었습니다. 게다가 프로축구가 워낙 인건비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였죠. 자연히 구단의 외연外延을 확장시키는데 역량을 투입하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기업구단도 그런데 시민구단이야 더 말할 것이 없는 형편입니다. 제가 대구FC를 맡고나서 일본을 가보니까 작은 도시구단이라도 수백 개의 기업들이 십시일반 연고구단을 지원하고, 경기가 있는 날은 온 동네 사람들이 자원봉사와 응원을 합니다. 우리도 점차 발전하고 있지만 좀 더 지역연고를 중심으로 하는 축구문화가 성숙해져야 합니다.

 올해 들어서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고, 특히 승강제도에 대한 팬들의 감각도 많이 순리적으로 흡수 된 것 같아서 희망적입니다.

 OSEN : 또 다른 시민구단의 문제로 정치적인 외압문제를 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최 교수 : 그렇습니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게다가 묘한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지자체가 다른 예술단체, 즉 오페라단, 교향약단, 미술관 등을 운영할 때 그 단체의 경영은 그 분야에 경륜이 있는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반면에 스포츠 단은 누구나 쉽게 경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측면이 아직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구단은 노하우가 부족한 프런트로 구성이 되다 보니 정치적으로 휘둘리고, 실패를 반복하는 패턴을 답습하는 등 미래지향적이지 못한 경영을 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보니 시민구단의 경영은 매번 도전의 연속이고, 경영노하우의 축적이 어렵죠.

 OSEN : 시민구단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요.

 최 교수 : 먼저 K리그 전체적으로 과비용 구조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연봉공개 원칙 역시 그러한 과정으로 보면 긍정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민구단이 지역에 뿌리를 내릴 수 있게 연고권을 확실하게 보장해주고, 구단의 형평성이 무너지지 않도록 각종 제도를 잘 운영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가적으로도 지방체육이 활성화 되도록 많은 지원정책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프로축구 시민구단은 물론이고 많은 엘리트비인기종목의 운영을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정책지원이 절실합니다.

 OSEN : 네에.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달에 뵙겠습니다.

 최 교수 : 감사합니다.

정리=이균재 기자 dolyng@osen.co.kr

2015-04-30 1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