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그롬, 102년만의 불운 투수…"사이영 자격 충분해"

디그롬, 102년만의 불운 투수…"사이영 자격 충분해"

[OSEN=이상학 기자] 이렇게 불운한 사이영상 후보가 있을까.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30)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라 해도 손색이 없다. 양대리그 통틀어 유일한 1점대(1.85) 평균자책점 투수로 리그 4번째 많은 146⅓이닝을 소화했다. 탈삼진도 173개로 리그 전체 7위. 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 WAR도 6.9로 투수 전체 1위에 빛난다. 

그러나 놀랍게도 디그롬은 승보다 패가 많다. 5승7패. 9이닝당 득점지원이 3.57점으로 규정이닝 투수 77명 중 69위. 평균자책점 50위권 선수 중 최소 5승에 그치고 있다. 4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도 8이닝 9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1득점에 그치 타선 지원 탓에 패전 멍에를 썼다. 메츠는 44승63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 팀이다. 

이날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대야구에서 평균자책점 2.00 이하에도 10승을 거두지 못한 최초의 투수가 될 처지다. 시즌 첫 22경기에서 2.00 이하 평균자책점에도 승보다 패가 많은 최초의 투수이기도 하다. 이는 무려 102년만의 역대급 불운 기록. 

디그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경기에서 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익숙해져야 할 것이 아니다. 경기에 나갈 때마다 팀을 승리로 이끌려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우리 선수들이 득점을 내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니다. 이길 수 있을 만큼 득점을 내기 어려울 뿐이다"고 말했다. 

미키 캘러웨이 메츠 감독은 "디그롬은 매 경기 팀원들이 득점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득점 지원을 어떻게 통제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흔들림 없는 그의 자세를 높이 샀다. 데이브 에일랜드 메츠 투수코치도 "디그롬은 승리를 제외한 모든 기록을 갖고 있다. 다른 누구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투구했다"며 남다른 노고를 강조했다. 

유력 매체인 뉴욕포스트도 이날 맥스 슈어저(워싱턴)는 디그롬보다 10승을 더했지만 평균자책점은 2.33이다. 디그롬은 승리가 없어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득점 지원미비에도 디그롬은 믿기 힘든 성공을 더하고 있다. 최악의 지원, 최고의 태도, 최고의 투수 디그롬이라고 치켜세웠다. 

디그롬 외에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는 워싱턴 슈어저(15승5패·2.33), 필라델피아 애런 놀라(12승3패·2.35), 애리조나 잭 그레인키(12승6패·2.96) 등이 있다. 모두 10승 이상 기록했지만 디그롬은 아직도 절반인 5승에 머물러있다. 투수가 통제할 수 없는 승리의 가치가 예전 같지 않은 가운데 디그롬이 첫 사이영상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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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5 05:57